글로벌 차원으로 3년 남짓 이어지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는 이전과 비교해 우리 사회 시스템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고 개인의 삶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대다수 시민은 여태 살아오면서 처음 겪는 심리적, 정신적 압박감과 일상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을 터이다.

이러한 변화는 팬데믹 종료 후 중장년 나이대는 세월의 경험과 연륜을 기반으로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별로 없었다. 문제는 아동⸳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이 받았던 정신적 불안감, 신체적, 경제적 활동의 위축, 단절된 기간이 길어지며 고립감은 훨씬 민감했다.

우리 사회에 포스트 코로나가 어떤 현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증후군이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3년이란 세월은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사회현상으로 불거지는 청년세대의 여러 문제점은 간단히 넘겨 버릴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근자에 젊은 세대에게 일어나는 몇 가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주목해보고자 한다. 최근 눈에 띄는 사회적 지표가 있다. 그중에서도 젊은 층 여자의 증가하는 자살률과 여자 마약사범 증가율이다. 

첫째, 여성들의 자살 증가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부동의 세계 1위 자살률을 기록하는 나라다. 또한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청소년⸳청년들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여기서 먼저 인식해야 할 점은 성별 자살률에 있어 언제나 남자가 여자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2021년 자살통계만 봐도 전체 연령대 기준 남자가 여자보다 2.2배 높다.

보건복지부가 매해 발간하는 <자살예방백서> 통계를 보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의 백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2030대 여자 자살률의 큰 폭 증가다. <2023년 자살예방백서>(2021년 통계 확정)의 성별⸳연령대별 자살률을 보면 전년 대비 20대 여자 1.2% 증가, 30대 여자는 무려 7.0%가 증가했다. 2020년 통계에서는 반대로 20대 여자 16.5% 증가, 30대 여자는 –3.0%로 감소했다.

자료=보건복지부 발간 성별⸳연령대별 자살률/ 자살 동기
자료=보건복지부 발간 성별⸳연령대별 자살률/ 자살 동기

남자 자살률은 2020년 기준 20대 남자 10.2% 증가, 30대 남자 2.6% 증가로 나타났다. 2021년은 20대 남자 13.9% 증가, 반면에 30대 남자는 –2.8%로 감소했다. 2020~2021년 두 해를 종합하면 2030대 여자들은 매해 편차는 있지만 공통점은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20대 여자, 2021년은 30대 여자 자살률 큰 폭으로 증가 현상은 이들이 왜, 무슨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자살 동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미쳤을까? 자살 동기를 보면 여자들은 전 연령대에 걸쳐 정신적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남자들의 자살 동기는 경제적 어려움, 정신적 어려움이다. 

자료=보건복지부 발간 성별⸳연령대별 자살률/ 자살 동기)
자료=보건복지부 발간 성별⸳연령대별 자살률/ 자살 동기)

2030대 여자들의 자살률 증가 원인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높아진 점은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 대유행과 맞물려 중대한 변환점에 놓인 것에 주목해야 한다. 연애, 결혼 포기에 늘어나는 비혼주의는 평생 비혼인 상태로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세상이다. 더구나 곧 1인 가구는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전체 1인 가구 34.5% 중, 2030대가 12.3%를 차지하고 있다. 나 홀로 사회에 살고 있는 인구가 많다. 나 홀로 삶은 가족 공동체 유대에서 떨어진 채 고립과 단절이라는 그늘이 존재한다. 행복의 기본은 가족의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법인데 극도의 개인주의 발달과 그로 인한 인연이 끊어진 사회는 자칫 허무주의, 쾌락주의의 늪에 빠질 위험도 안고 있다. 

둘째, 여성 마약사범 증가 문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2016년 무렵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와 검찰⸳경찰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사범, 유통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근자에 마약사범 폭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무관하지 않다. 접근성이 용이 한 인터넷으로 마약 판매, 마약 광고 범람은 손쉽게 마약 구매 및 결제하는 유통시스템으로 발전했다. 마약은 연령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배달 물품을 사듯 한다.

대검찰청 마약류 월간동향을 살펴보면 젊은 세대 마약사범의 비중이 높다. 2022년 1~12월 한 해만 10~30대가 전체 마약사범 60% 차지한다. 그중에서 성별 단속 현황을 보면 남자 73%, 여자 27%가 마약사범 단속에 적발되었다. 2023년 현재 여자 마약사범은 계속 증가세를 보여 8월 기준 남자 66.9%, 여자 33.1%다. 주목할 부분은 여자 마약사범은 지금까지 30%를 넘지 않았으나 지난 7월부터 30%를 넘겼다. 여자 마약사범도 이제는 둑이 허물어진 듯 깊이 침투하는 상황이다.

자료=대검찰청 마약류 월간동향 (2023년 8월)
자료=대검찰청 마약류 월간동향 (2023년 8월)

대검찰청 마약 통계는 연령대별을 다시 성별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체 여자 마약사범의 폭증은 마약 통계에서 보듯 심각한 수준이다. 단순 투약에서 시작한 마약은 중독, 마약 유통에 직접 가담하는 범죄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은 젊은 층의 마약 투약 문제를 손 쓸 수 없는 지경이다.

현대 젊은이들은 길을 잃었다. 미국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특징을 가리키는 말이 ‘눈송이 세대(snowflake generation)’다. 왜 현대 젊은이들을 눈송이에 비유할까.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좌파가 만들어낸 개념인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주의) 현상이 2000년대 들어 만연했다. 젊은이들이 비판이나 공격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과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으로 쉽게 상처받고 불쾌하게 여기는 눈송이 세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눈송이 세대 특징은 우리나라 젊은이에게도 나타난다. 이런 풍조 속에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편리함을 얻는 동시에 현대인은 고립감, 쓸쓸함, 불안, 날로 희박해지는 가족문화가 있다. 단절된 삶은 자살률 증가, 쉽사리 마약이라는 쾌락에 젖게 하는 건 아닐까. 앞서 살펴보았듯 2030대 여성들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함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오세라비 작가 

기고글을 작성한 오세라비 작가는 사회운동가,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한국 사회를 강타한 급진 페미니즘 현상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으로 비평해왔다. 최근에는 ‘패밀리즘’ 가치 회복 주제를 담은 신간 『페미니즘 갈등을 넘어 휴머니즘으로: 보수는 패밀리즘이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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